서신 2402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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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두 사내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을 상상하고 떠났다가는 고구마가 되기 십상이다. 장거리 여행이라도 해야 한다면 간디의 마음을 품은 인크레더블의 주인공 부부가 되어야 했다. 몇 년 동안 여행을 최소화했다. 어느덧 두 아이는 사리분별 가능한 어린이로 성장했다. 방학이...

서신 2309, 새로운 사무실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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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줄 알았다.새로운 사무실을 계약했다. 공유 오피스에서 12개월을 보냈다. 통창에 큰 방이라서 비싼 편이었다. 그래도 임대료 외에 인터넷, 프린트, 정수기등의 부가적인 비용이 없어서 좋았다. 하지만, 엉뚱한 것들이 날 괴롭혔다. 옆방의 통화 소리나 대화 소리뿐만 아니라 휴대폰 벨소리까지 너무 가깝게...

서신 2302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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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쏟아지는 햇빛에 에어컨을 틀어도 무더웠던 8월 새로운 사무실로 들어왔다. 두 개의 계절을 건너 어느덧 겨울의 끝자락이다. 새로운 사무실과의 어색함은 이미 지루한 단계로 넘어섰고, 알람 소리로 시작하여 알람 설정으로 마무리되던 하루는 여유로움을 넘어 게으름에게 침범당하고 있다. 퇴사 후 사업자를 만들고...

취향, 스니커즈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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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범고래라고 하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올해는 나이키 덩크 블랙의 인기가 대단했다. 기존 인터넷 카페 등의 개인 리셀 방식이 리셀·한정판 전문 플랫폼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드로우나 래플, 리셀이 대중화가 되었고 슈테크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나 또한...

서신 2208, 장마와 퇴사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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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지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음악을 하거나 교육 콘텐츠 사업을 하는 줄 아는 조금 먼 지인들이 있다. 최근 4년 반을 IT 기업에서 PM과 기획•디자인 팀장으로 보냈다. 그간 기획하여 런칭 시킨 서비스와 앱이 꽤 된다. 우리 아이들이 이용 중인...

서신 2204, 캐나다의 봄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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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일로 캐나다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3월 중순부터 서머 타임이었다. 저녁 6시 반부터 새벽 3시 반까지가 한국 업무 시간이다. 저녁식사를 일찍 마친 뒤 다이닝룸에서 업무를 보았다. 업무 특성상 슬랙과 메일 알림이 끊이지 않아 조금 일찍 자는 요령조차...

퇴근길 단상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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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선선해진 가을의 밤공기가 도로 위를 가득 메웠다. 강남역 신분당선 지하철에 올라 노션을 켰다. 아이폰 12프로로 바꾼 지 일 년이 지나 13이 나왔는데 여태껏 소비의 흔적조차 끄적이지 않은 것을 보니 블로그에 무심했던 것이 확실하다. 글 수를 늘리고...

취향 수집, 백팩

Danny,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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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취향을 풍길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부터 사소한 양말 하나까지 물건을 통해 그 사람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취향을 찾는 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는 취향이 숨어있다. 보통의 또래 남자치곤 가방이 많은 편이다. 두 어깨를 이용하는 백팩보다는...

우리의 휴가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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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나고 베이비의 처음 긴 휴가인 것 같아." 아내가 말했다. 미안하게도 아내를 만난 뒤 캐나다에서 보낸 출산 휴가를 제외하고 일주일이나 되는 휴가를 보내본 적이 없었다. 휴가를 위한 특별한 여행 계획은 없었지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 놓고 아내와 데이트를 꼭 하고 싶었는데,...

커피

Danny,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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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두 스푼, 프림 두 스푼, 설탕 두 스푼, 아니면 네모난 커피 믹스 봉지. 그때는 그게 내가 알던 커피의 전부였다. 1998년 명동,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서있길 삼십 분. 참다못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눈 앞 이름 모를 대형 커피숍의 문을 열었다....

공항, 에피소드

Travel,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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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각자의 색과 냄새를 갖고 있다. 타국에 도착해 두꺼운 비행기의 문을 벗어나면 출발했던 공항과의 차이를 한숨에 느낀다. 그 색과 냄새는 설렘이나 그리움 같은 감정과 버무려져 자신만의 기억으로 새겨진다. 경유 공항은 종착지의 안도와 달리 긴장의 연속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경유 공항에서...

오랜만에 집 앞 야경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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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온지 벌써 5년이 지났다. 5년 동안 집 앞 풍경의 변화는 익숙함의 속도를 앞지른다. 앙상했던 나뭇가지들은 제법 살이 쪘다. 집 앞 사거리는 가끔씩 교통 정체를 보이기도 한다. 출근길 만원 버스가 당연해졌고, 집 앞뒤 5분 거리에는 스타벅스가 두 곳이나 개점했다. 이달...

Ashton이 오다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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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en에게 동생이 생겼고, 우리는 네 식구가 되었다.건강하게 태어나준 Ashton, 남편 없는 곳에서 꿋꿋이 버텨주고 있는 아내, 동생에게 자리를 양보해주고 있는 Aiden.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모두에게 미안하고 고마워. 너희들의 세상은 조금 더 밝고 맑기를함께 성장하며 친구같은 부모가 될 수 있길서로의 존재에 감사함을 아는...

커피를 바꾸다.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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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써콜로를 사용한 지 5년. 몇 년 전 고장으로 수리를 했었는데, 또 말썽이다. 이번 기회에 커피를 바꿔볼까 하고 아내와 의견을 나눴다. 큰 머신은 놓아둘 장소도 마땅치 않고, 라떼는 즐기지 않는다. 일리(illy)와 네스프레소를 저울질하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네스프레소 픽시를 선택했다.     집과...

서신 1704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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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온 뒤 인생의 온갖 단맛과 짠맛을 맛보며 기진맥진한 매일을 보내느라 포스팅을 잠시 미룬 채 지냈다. 오랜만에 소심한 흔적을 남긴다. 여전히 우리는 “베이비”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아침을 포옹과 함께 시작한다. 아이에게 눈을 뗄 수 없다 보니 이전과 같은 로맨스를 만들기는 힘들지만, 여전히...

서신 1701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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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테마 변경 이전 사용하던 테마에 애착이 컸지만, 몇 가지 에러 때문에 테마를 변경해야 했다. 테마를 변경하는 김에 로고와 컬러셋도 교체하려 했는데, 이게 간단치가 않았다. 연초 부터 일은 넘쳤고, 입국 준비까지 겹쳐져 예상보다 길게 문을 닫아두었다.   육아 괴로워하듯 용을 쓰며 잠을 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