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 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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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두 사내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을 상상하고 떠났다가는 고구마가 되기 십상이다. 장거리 여행이라도 해야 한다면 간디의 마음을 품은 인크레더블의 주인공 부부가 되어야 했다. 몇 년 동안 여행을 최소화했다.

어느덧 두 아이는 사리분별 가능한 어린이로 성장했다. 방학이 되면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긴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죄책감과 궁금증이 밀려왔다. 우리는 당일치기 맛보기 여행을 시작해 보았고 이제는 할만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바다는 그대로인데 바다를 보는 나는 항상 달랐다.
비 오는 날 숯 향 가득한 곳에서 바베큐, 라면 덕에 아내와 설레는 시간을 보냈다.

결심

아내는 담배 냄새를 싫어하지만 단 한 번도 잔소리하지 않았다. 나를 존중하며 그저 묵묵히 기다린 것 같다. 나이가 드니 하루에 피는 담배 개비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어쨌든 오랜 기간 담배를 피웠고, 최근 몇 년은 전자담배를 즐겼다. 때가 된 걸까. 거창한 결심은 없었지만, 흡연을 중단한지 두 달이 되었다. 초기에는 참기 어려운 찰나들이 있었는데 나약한 인간이 되는 것 같아 꾹 참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조금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해 비흡연자로 살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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