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하이저(Sennheiser) HD600

작업실이나 녹음실이 있을 때에는 주로 스피커로 모니터를 했기 때문에, 갖고 있던 HD600를 누군가에게 줬거나 팔았던 것 같다.

녹음 부스에서 사용하던 AKG K270, K271 STUDIO, Sennheiser PX-200를 갖고 있지만, AKG의 사운드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작업을 위해 모니터용 헤드폰이 필요했고, Focal의 제품과 Sennheiser의 HD600, HD650, HD800를 놓고 한참 고민했다.

HD600는 괜찮게 사용했던 제품이었고, 주변 엔지니어 분들도 여전히 사용하는 제품이다. HD800를 고민한 이유는 고현정 감독님과 믹스 중 처음 접했는데, 놀라운 해상도와 공간감에 그저 감상만 할 정도로 굉장한 헤드폰이라 느낀 기억이 있다.

두 제품의 가격차이가 크기에 우선 HD600를 사용하다 부족함이 느껴진다면 HD800를 다시 고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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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접한 HD600의 사운드는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다. 작업했던 음악들을 모니터 해보니 이전의 모니터 시스템(스피커) 과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보컬이나 성우 작업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고, 음악 작업 시 저역대 소스를 제외하고는 대략적인 밸런스 잡는 것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서브 베이스는 전혀 모니터링이 안돼서 808과 같은 사운드는 건드리기 어려우며 초고역에 약간의 디스토션이 있다. 전체적인 해상도와 펀칭(어택)도 조금 부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모니터링 헤드폰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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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 앰프 시스템을 특별히 갖추고 있지 않다. RME Babyface, Apogee Ensemble, Dangerous D-Box의 헤드폰 아웃을 각각 테스트해보았다. Ensemble이나 D-Box의 사운드는 괜찮았지만, Babyface는 실망이었다.

스피커와 헤드폰 시스템은 다를 수밖에 없기에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 감상이 아닌 모니터를 위해 구매했는데 HD800의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게 되지만, 제품의 확신이 없다. 여러 헤드폰을 보유 중인 지인의 작업실에서 제대로 모니터를 해보고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어떤 헤드폰으로 교체를 하더라도 HD600는 계속 사용할 것 같다. 머리가 커서인지 조금 조여지긴 하지만, 사운드 자체는 적응이 잘되고 편안하다. 새로운 헤드폰이 많이 등장하여 필드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엔지니어, 뮤지션, 리스너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한 제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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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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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2월 5일 at 오후 1시 10분  - Reply

    안녕하세요. 헤드셋 관련한 글 작성중인 대학생입니다. 혹시 해당 글 주소를 제 글에 걸어둬도 괜찮을까요? HD600에 관해 간단히 언급하면서 걸어둘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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