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MDR-MV1 헤드폰, 모니터링 장비로 활용해 보았다

NAMM 2023를 통해 MDR-MV1의 출시 소식을 보았다. 소니의 오픈형 모니터링 헤드폰이라는 소식에 큰 기대감을 가졌다. 출시되자마자 MV1을 2주 정도 사용해 보았다.

음악, 음향 작업을 위해 여러 헤드폰과 이어폰을 모니터링 기기로 사용한다. 가장 오랜 기간 사용한 젠하이저 구형 HD600을 기준으로 비교하며 작성하였다.

디자인과 착용감

오픈형이다 보니 하우징이 많이 달라졌다. 가볍고 심플해진 느낌이다. 거추장스러운 부분이 없어서 매우 마음에 든다. 외부 하우징이 알루미늄이라는데 플라스틱이 사용된 부분과 온도 차이가 난다. 알루미늄이라는 설명을 보지 못했다면 플라스틱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헤드밴드의 마감은 기존과 비슷한 인조가족으로 보이는데 몇년 안에 갈라지고 가루가 날릴 것 같다. 이어패드는 스웨이드 재질의 인조 가죽으로 매우 부드럽다. 2.5m의 6.35mm 언밸런스 케이블을 제공한다. 사용 중인 커스텀 케이블과 비교하면 조금 굵고 뻣뻣하다. 헤드폰 좌측 유닛 하단에 돌려서 고정하는 탈착 방식이다. 3.5mm 어댑터도 함께 제공된다. 예전에는 3.5mm가 기본이고, 6.35mm 어댑터를 주는 경우가 있었는데 6.35mm가 기본이라서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는 길이가 길어서 별도의 커스텀 케이블을 사용할 것 같다. 작업을 하게 되면 몇 시간씩 착용을 하기 때문에 착용감이 매우 중요하다. 부드러운 이어패드와, 강하지 않은 장력 덕분에 정말 편안하다. HD600보다 30~40g정도 가벼운데 착용감은 그 이상 차이가 난다. 기존의 소니 헤드폰과 같이 정수리 부분이 눌리는 느낌은 있지만 가벼운 무게 덕에 금세 잊게 된다.

사운드

MDR-7506, 7509를 물론 CD900ST나 MDR-M1ST와도 다른 인상이다. 소니는 밀폐형 헤드폰이 대부분이다 보니 오픈형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공간감은 젠하이저 HD800에 비해 한참 아래이며 HD600보다 살짝 약한 느낌이지만 패닝이 상당히 잘 보이며 상하 음상도 잘 분리된다.

요즘 모니터 헤드폰들이 저음 모니터링을 중요시하는 트렌드인데 MV1도 힘 있게 저음이 나와주며 흐릿하거나 뭉치지 않는다. 서브 베이스 롤오프는 당연히 있지만 충분히 훌륭하다. 작은 볼륨에서도 저음의 양감이 잘 느껴져서 전체 밸런스를 체크하기에 훌륭했다. 미드레인지는 소니의 캐릭터가 묻어난다. 저음으로 인한 마스킹도 없고 뒤로 빠져있는 스타일도 아니다. 고음은 초고역까지 살짝은 열려있지만, 12~14 kHz 즈음에 딥이 있고 전반적인 고음 해상도가 조금 약한 느낌이다. 그래도 모니터링 장비로서 문제없는 수준이다. 젠하이저 HD600과 비교하면 캐릭터 차이가 크다. HD600은 부족한 저음역과 그로 인해 강조되는 미드레인지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MV1이 그 부분을 잘 채워주었다. HD600이 그 시대의 적당한 모범생이었다면 MV1은 2023년도의 적당한 모범생의 느낌이다.

그 외

임피던스가 낮다. 24옴이다. 내가 쓰는 이어폰들보다도 볼륨이 크다. 맥북은 물론 오디오 인터페이스 헤드폰 아웃에 연결해도 출력 문제를 겪지 않는다. 다른 헤드폰들 때문에 헤드폰 앰프에 쓴 비용이 상당히 컸는데 MV1은 기기를 크게 가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헤드폰 앰프로 인한 사운드 차이가 있긴 하다. 입체 음향 믹싱을 위해서도 설계된 헤드폰이지만 360 Reality Audio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시기나 환경이 아니다. 사실 관련 업무 자체가 없다 보니 관심이 없는 부분도 있다. 소니의 소개 영상과 맛보기 오디오만 들어보았다. 실제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세팅하고 갖춰야 할 것들이 많다. 제대로 된 입체음향 헤드폰 모니터링 환경을 을 위해서는 스튜디오에서 개인 측정을 하여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리스너의 입장에서 입체 음향을 즐기는 방법으로는 소니에서 제공하는 360 Reality Audio 앱을 통해 귀 사진을 찍고, 360 Reality Audio를 지원하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Amazon Music Unlimited 17, nugs.net 18, TIDAL)를 이용하면 된다.

결정

실제 작업에 사용하면서 즐거웠다. 편안함 착용감도 있었겠지만 기존에 쓰던 모니터링 헤드폰에 비해 신나면서도 저음 사운드에 대한 의심이 좀 더 줄었기 때문이다. 가벼우면서 이어컵이 90도로 돌아가기 때문에 가방에 넣기에 어렵지 않다. HD600s2는 들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HD600과 MV1 사이에서 선택하라면 단연 MV1이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면서 헤드폰 앰프까지 갖추는 게 부담이지만 헤드폰을 구입해야 한다면 더욱더 MV1을 추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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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 피아노맨
    2023년 5월 2일 at 오후 3시 45분  - Reply

    재고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는데 리뷰 잘 읽었습니다!

  • J way
    2025년 1월 9일 at 오후 12시 46분  - Reply

    안녕하세요 너무 즐겁게 글을 읽었습니다^^ 저도 아빠에 아이도 둘이고 mv1도 지니고 있어서 그런지 너무나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고 많이 배우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도 이제품을 사용하는데
    sony회사는 그들만의 특유의 색깔이 있어서 현업 기존 스탠다드 모니터링 헤드폰과는
    좀 다르다고 많이 들어서 문의 한번 드려보고싶습니다 ㅜㅜ
    저는 힙합쪽을 그냥 집에서 홈레코딩을 해서 음원을 믹싱 마스터링 하는 형태로 올리는 편이구요
    처음에는 bk님께도 마스터링도 맡기고 했었는데, 혼자서 노력해보고 있습니다

    2가지만 한번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ㅜㅜ

    1. mv1으로도 현업 믹싱 마스터링이 그래도 나쁘지 않게 가능하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23년 기준 모범생이라는
    표현을 쓰셔서 그래도 어느정도 안심이 되기는 하네요 한번더 여쭤봅니다 ㅜㅜ)

    2. mv1을 방출하고 Beyerdynamic DT 1770 Pro 제품을 한번 들여볼까 생각중인데
    혹시 이제품 사용해보셧거나 저의 선택이 mv1의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까요?

    3. 프로파일 추가를 하면( soundid reference) mv1의 부족한 부분들이 좀 더 세밀해지는데 도움이 되는지도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즐겨찾기 해두었는데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ㅎㅎ

    • Danny Kim
      2025년 1월 9일 at 오후 2시 43분  - Reply

      안녕하세요 :)
      스탠다드 모니터링 헤드폰의 기준이라면 아직도 HD600이나 HD24일까요?
      요즘은 스튜디오 표준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니터 스피커가 사라진 시대인데, 헤드폰도 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성능 차이가 존재하지만, 사운드가 제각각이라서 예산과 취향에 맞춰 선택하고 잘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용으로 MV1 정도라면 적당한 가격과 적당한 성능의 헤드폰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피커 모니터링 환경이 좋지 않다면 헤드폰이 좋은 선택입니다.
      헤드폰에 충분히 적응하셔서 스피커에서 어떻게 소리가 날지 예상이 가능하시다면 더욱 좋죠.
      다만, 크로스 체크가 필요하므로 좋지 않은 환경이더라도 스피커를 함께 사용하시거나 추가적인 헤드폰, 이어폰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Beyerdynamic DT 1770 Pro는 사용해 보지 못했습니다.궁금하시다면 청음해보신 뒤 구입하시면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두 개의 헤드폰을 크로스체크하시며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기마다 로우, 서브 로우 차이가 많이 나서 많은 기기로 최종 체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헤드폰, 이어폰 리스너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컨슈머 제품으로도 체크해 주면 좋지 않을까요? :)

      SoundID Reference는 헤드폰의 단점을 완벽히 보완해 주는 툴은 아닙니다.
      모니터링 용도라도 개개인의 사운드 취향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적용 안 된 상태가 더 좋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적응 상태를 비교해 보시고, 커스텀이 필요하다면 커브를 변경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21일간 무료 트라이얼이 되니 한 번 이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최근에는 헤드폰을 쓸 때 SoundID Reference의 Virtual Monitoring을 사용하는데, 꽤 쓸만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로스 피드가 없어서 패닝에 따른 볼륨 체크는 스피커를 이용해야 했는데 Virtual Monitoring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J way
    2025년 1월 9일 at 오후 8시 14분  - Reply

    와…빠른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
    SoundID Reference는 꼭 사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말씀도 참고해보고 이래저래 생각해보니 기존 가지고 있는 MV1과 녹음 시 사용하는 ATH 50MX 제품으로
    일단은 더블체크하고 차에서도 들어보고, 이어폰으로도 들어보고 하면서 해봐야겠다는 생가이 들었습니다.

    해외에서 노이만 mt48을 구매해서 오고 있는 터라 더 추가 소비는 지양하려고 하던 참이긴 했거든요.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p.s: 작업하신 곡들 릴리즈 되면 공유도 해주세요 ㅎㅎ 종종 찾아봐서 들어보고 할게요^^
    평안한 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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