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사운드를 뽐내던 거대한 크기의 도트프린터가 잠시 기억에 스쳤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프린터를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한 번씩은 꼭 필요하다. 사용하던 삼성 레이저 프린터의 드럼, 토너 전부를 정품으로 교체하려면 프린터 가격 보다 더 나오기에 과감히 버렸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프린터에게 데스크의 한자리를 내어주는 게 싫었다. 사진 인쇄를 위한 캐논 셀피는 책상 서랍에 보관해두었다가 필요시에만 꺼내 쓸 수 있었고 심지어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A4 사이즈의 문서를 프린트할 수 있는 소형 제품을 찾아보았다.
포터블 프린터로 유명한 Brother Pocket 시리즈, 아쉽게도 PocketJet은 해외 구매만 가능했다. 다른 괜찮은 제품도 국내에서는 대부분 판매하지 않았다.
2015년 출시된 엡손 잉크젯 프린터 WF100를 선택했다.
책장 속에 책과 함께 세워 보관할 수 있는 사이즈이며, 내장 배터리가 있어 어댑터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기에 데스크를 지저분하게 만들지 않고 프린터 본체만 꺼내 무선으로 인쇄를 할 수 있다. 완충 상태에서 흑백 100매, 컬러 50매까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사용해보니 제조사의 수치 만큼은 안되는 것 같다.
가로 세로의 크기는 애플의 블루투스 키보드와 비슷해 보인다.
높이는 일반적인 머그컵의 중간 정도이다.
프린트를 위해 상단 덮개를 열어야 한다. 덮개 뒷면의 마감은 아쉽다.
어댑터 없이 내부 배터리로 구동 중이다.
USB로 맥북과 연결해보니 별도의 드라이버 없이 자동으로 잡힌다.
분당 흑백 7장, 컬러 4장. 레이저에 비하면 느리다. 속도와 양을 원한다면 레이저프린터를 선택해야한다.
요즘 10만원 미만의 프린터들도 그러하듯 일반적인 문서의 프린트 품질은 괜찮다.
잉크는 두 개가 들어간다. 엡손 289(검정), 290(컬러)을 사용한다. 검정 250매와 컬러 200매라고 제품 설명에 명시되어 있지만, 250매는 되지 않는 것 같다. 일반적인 문서 인쇄시 검정색을 주로 사용하는데 너무 빠르게 소모된다. 미리 여분의 잉크는 구비해둬야 할 것이다.
요즘 프린터에 와이파이 기능이 없는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구글 프린터 및 iPrint 등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프린트가 가능하다.
아내와 나는 프린터가 필요할 때 그냥 꺼내어 전원만 켜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적인 문서의 인쇄라면 문제 없지만, 이미지나 사진의 출력 품질은 매우 아쉽다. 잉크가 작기 때문에 소모도 빠르게 느껴진다.
모든 것을 다 갖을 수 없다.
그래도 타협할 수 있는 크기와 와이어리스, 포터블이라는 장점이 있다. 몇 년 뒤면 지금의 크기도 크다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2016년 현재 이 정도의 크기의 프린터라면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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