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그리고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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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고, 우리는 여전히 연애 중이다.     결혼기념일마다 제주도를 다녀오기로 했었다. 그리고, 첫 결혼기념일에 맞춰 제주도를 다녀왔다. 제주도에 외가댁이 있어 어릴 적부터 자주 왕래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는 여행을 위해 친척에게 알리지 않고 다녀오곤 한다. 아내와 네 번째 제주도...

밸런타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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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트데이는 1970년대 일본의 한 제과회사에서 마시멜로 판촉 이벤트를 위해 만든 날이라고 한다. 아내의 고향에서 밸런타인데이는 서로에게 초콜릿이나 선물을 주는 날이다.   아침부터 통화를 좀 하고 오겠다고 아내에게 말하곤 슬쩍 집을 나섰다. 집 근처의 줄곧 가던 꽃집을 가려 했지만 근처 교회의 예배시간으로...

수원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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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암미술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호암미술관. 고 이병철 회장의 호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한눈에 담기 벅찬 풍경 속에 지어진 정원의 거대한 규모와 아름다움에 놀랐다. 인공적인 정원이지만 자연과 잘 어울린다. 한 걸음 한 걸음 아껴가며 느끼기에 좋다. 정원 끝에 다다르면...

특별한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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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 달라고 친구들에게 부탁하며 보통날처럼 지나가길 바랐던... 적어도 최근 몇 년은 그랬다. 결혼 후 생일이 달라졌다. 아내는 내 생일이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라고 한다. 이번에도 날 놀래켰다.   #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 생일...

2015년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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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포스트이다. 2015년, 사람 일이 다 그렇듯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만큼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그래도 의미 있고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려보자면 아내와 보낸 시간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 결혼 후 첫 번째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영화를 가득 준비했다. 물론 ‘나...

의자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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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비가 왔다. 비가 그치고 나니 조급한 겨울이 코끝을 스친다. 유난히 무겁게 내려앉은 잿빛 하늘의 저녁, 창밖에는 움츠린 채 도망치듯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이 보인다. 창을 등지고 은은한 조명 아래 앉아 미뤄두었던 책을 읽지만 이내 집중력을 잃고 의자의 팔걸이를 만지다...

서신,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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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해가 빨리 지고, 서쪽 아파트 사이로 분홍색 구름이 흐른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기 전 조명을 켜야하고, 늦은 밤 자전거를 타면 “춥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어김없이 가을은 왔다.   취미 초등학교 6학년 소풍, 힘들게 허락받았기에 애지중지 목에 걸고 다녔던 아버지의 미놀타, 스무 살...

서신,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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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을 거닐다 그림 한 점이 우리를 붙잡았다.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나무 아래에 피어난 장미 나무’다. 가로 1m가 훌쩍 넘고, 질감까지 그럴싸한 레플리카다. 우리는 후회 없을 충동구매를 했다.   변화, 첫 번째 여러 곡절로 늦은 봄 사무실을 이전했다. 상암동 MBC 앞...

한발 늦은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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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모아 비수기 때 유럽여행을 하기로 계획했다. 여름휴가는 사람도 많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무작정 미뤄둔 거다. 게다가 일까지 많았다. 일에 뺨을 맞고 아파서일까 우리에게도 휴가가 필요했다. 수요일 저녁, 휴가를 내고 이틀을 쉬기로 했다. 성수기에 계획 없이 떠난다는 것은...

그녀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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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맞이하는 와이프의 생일이었다. 함께 일을 하다 보니 떨어져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생일 선물 준비는 007 영화처럼 진행해야 한다. 다행히도 생일 전날까지 그녀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입이 간질거려 생일 전에 다 공개해버렸다. 캘리그라피에 조금씩 관심을 갖고...

한국민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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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향을 떠나 지냈지만, 어릴 적부터 수원에 살았고,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가까운 곳에 살기도 했다. 학창시절 소풍으로 오기도 했고, 아버지와 함께 오기도 했었는데, 난 그럴 때마다 하릴없이 마냥 걷기만 했었다. 그때는 그곳이 지루하고 뻔한 관광지였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민속촌이 꽤나 다르게 다가온다....

그렇게 봄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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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인 겨울 바람이 로맨틱하게 변했다. 차가운 공기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침한 빗 소리가 대신한다. 따스한 햇빛과 함께 화려한 꽃의 색들을 마주하는 순간 봄임을 알게 되었다. 주말에 그냥 집에 있기가 싫어지고, 따뜻했던 백화점이나 마트 보다는 시원한 공원을 더 자주 가게된다. 가벼운...

Tokyo 출장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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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도쿄 빅사이트의 박람회 때문에 갑자기 가게 된 일본 출장. 도쿄가 어떻게 생겼는지 호텔은 어디에 위치하는지 조차 모르고 무작정 비행기에 올라탔다. 호텔의 위치를 모르니 공항에서 무작정 택시를 탔는데, 택시비가 그렇게 많이 나올지 몰랐다. 도착한 호텔은 오다이바의 그랜드 퍼시픽 르다이바 호텔이었는데,...

Books

Olivia,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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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국 온라인 서점은 해외 유명 서적을 쉽게 구할 수 있어 좋다. 물론 Olivia가 읽을 책이지만, 언젠가 우리 아이들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전에 아이 부터, 아니 결혼식 부터 끝내야 하겠지만... 우리는 정철연 작가의 팬이다. 2월...

첩청장 Wedding Invitation

Olivia,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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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첩장 선택은 간단하지 않다. Olivia와 내가 예상했던 청첩장은 개성있고 캐쥬얼한 스타일이었는데, 주변 의견이나 어른들과의 입장 차이가 조금 있었다. 두 가지 청첩장을 만들까 하는 고민도 했지만, 시간 문제로 남들과 똑같이 한 가지로 하기로 했다. NAVER에서 검색하면 가장 상위에 나오는 바른X 부터...

Hello 2015

Olivia,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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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2015! Celebrating a New Year. New Start. New Beginnings... And new bed sheets? It's crazy what can happen in a year and we're so excited for the next 365 days! # Message from Olivia   Yes Yes Y'all! 2015년이 되었네요. 새해가 되자마자 저희 커플에게는...

The first snowfall,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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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온다"라는 Olivia의 말에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한국 보다 추운 캐나다에서 첫눈을 보게 되었다.     카메라를 들고 마당에 뛰어나가 보니 잔디밭은 하얀 카펫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눈을 본적도 있었지만, 눈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전나무와 함께 어울러지는 캐나다의 풍경은 특별했다.     아직...

인사동에서 삼청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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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동은 오래전부터 한국 전통문화의 거리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 보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곳입니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으니 사람이 바글바글 꾈 수밖에 없겠죠. 십수 년 전 처음 와보았던 인사동 거리와 지금의 거리의 모습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