큼지막한 택배 박스가 도착했다. 최근 무언가를 산 기억은 없다. 코스트코의 툴박스에 관심 갖던 날 위한 아내의 선물이었다.
미국에서 날아온 남성적인 homak 툴박스. 0.8mm 두께의 쇳덩이로 상남자의 느낌이 물씬하다. 다양한 사이즈의 툴을 정리할 수 있도록 파티션이 잘 되어있고, 육중하면서도 빈티지한 색과 디자인은 더욱 마음에 든다.
여기저기 보관해둔 툴들을 한데 모아 차곡차곡 정리했다. 덮개를 닫기 아쉬워 고칠 것은 없는지 집안 여기저기를 기웃기웃 거려보았다. 공간에 대한 책임을 부여 받은 듯 멋들어지게 작업해보고 싶지만, 단독 주택도 아닌 아파트에서 툴박스를 열어야 할 이유는 많지 않다.
타다만 열의는 뒤로하고, 큰 숨을 들이켜 가슴을 내밀고는 한 손에 툴박스를 들고 “이 집의 남자는 나야.”라며 호기라도 부려봐야겠다.
Thank you, b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