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1월의 사이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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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다 16시간 느린, 지구 저 편에서 우리는 평소와 조금 다른 연말을 보내고 있다. #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렬한 추억이 없었을 뿐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처음은 아니다. 23일부터 이틀 내내 많은 눈이 내렸다. 친구들과의 여행을 위해 캔모아로 가던 23일 오전과 돌아오던 다음 날...

조금 추운 산책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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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영하 17도에서 영하 25도 정도의 기온이 유지되고 있다. 추운 날씨지만, 외출 시 항상 차를 타고 이동하기에 매서운 영하의 공기를 폐 속 깊이 느낄 일은 드물다. 오후 4시 해 질 무렵, 산책하러 나가보기로 했다. 영하 20도의 맵짠 추위가 으스대는 눈 밭...

서신 1612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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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강 근처를 지나는 기차의 경적 소리가 창 틈새로 나지막이 새어든다.사람, 풍경, 소리, 해가 뜨고 지는 느낌 조차 다른… 캐나다에서 가족과 함께 수줍게 지내고 있다. #걱정 지금쯤 지하주차장에 있는 자동차 배터리는 이미 방전되었을지 모른다. 집에 도둑은 들지 않았을까, 달라질 것도 없는 걱정에...

Aiden이 오다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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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 급했는지 아기는 예상보다 2주 빨리 세상에 나왔다. 다행히도 아내와 아기 모두 건강하고, 캐나다 집에서 함께 잘 지내고 있다.아내와 아이를 함께 안고 있으면 가족이라는 벅찬 감정을 느끼게 된다.매일 밤 아내와 난 뜬눈으로 잠을 자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아이와...

도착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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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의 설렘은 없어진지 오래다. 기다림의 연속, 아내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경유지인 밴쿠버의 활주로에 바퀴에 닿는 순간 '이번에는 문제없겠지?’라고 생각했다. 매번 밴쿠버의 입국심사를 쉽게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전에는 캐나다 국적의 아내와 결혼을 앞둔 상황이라 의심을 받았고, 이번에는 체류 기간이...

만나러 가는 길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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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캐나다로 먼저 보낸지 103일이 되는 날. 출산을 위해 아내는 고향으로 먼저 떠났다. 예상과 달리 3개월이라는 시간은 길게 느껴졌고, 집 안 여기저기에는 그리움이 흩어져 있다. 일 외에는 할 일이 없었고, 외출도 많지 않았다. 몇 시간 뒤 아내를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신도시에 살고 있다.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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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버지와 낚시를 하고 초등학교 소풍으로 오던 유원지는 완전한 새 도시가 되었다. 더 이상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은 보이지 않고, 공원이라는 가공된 자연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3년간 거실 창밖을 통해 맨땅 위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들이 지어지는 것을 봐왔다....

고장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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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아침 6시 12분, 일주일 동안 에너지를 쏟은 파일을 첨부해 마감 메일을 보냈다. 모니터에서 눈을 떼어 주변을 보니 새벽녘이 훌쩍 지난 아침임이 틀림없었다.   화요일 아침, 과로 때문일까. 어슴푸레 몸살 기운이 느껴진다. 게다가 장염인지 한 번씩 복통이 오기 시작하면서,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서신 1608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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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안의 화분들이 두 달 사이 많이 자랐다. 전기 요금 누진세의 논란은 여전히 시끄럽다. 이번 주부터는 에어컨은 꺼둔 채 선풍기 만으로 지낼만했다. 뜨거운 햇볕과 초록이 채우는 계절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가을이 오고 코트를 꺼낼 즈음 아내를 만날 것이다. 혼자의 여름은 올해가...

안경, 모스콧 제브와 프렌시앤머큐리 메리피넛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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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사용이 많아서일까, 난시가 심하다. 안경을 사용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아내는 근시가 조금 있어 일을 할 때에는 안경이 필요하다.     사가와후지이(SAGAWAFUJII) 쿠로(kuro)를 오랜 시간 애착을 갖고 사용했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원목 우드 템플의 독특함은 좋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겨워졌다. 아내는 래시(LASH) H타입을 사용하고...

재래시장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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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버스를 타고 갔지만 가끔은 스텔라 택시를 타기도 했다. 바삐 옷가지나 음식을 구입하려는 어머니의 한 손에 매달려 시장을 돌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천막 사이로 새어드는 빗물이 우산 사이를 스쳐 이마를 때리고, 바닥에는 생선을 받친 얼음이 녹아 흘러든 물과 구정물이...

서신 1607, 아내의 출국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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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은 운전대, 또 한 손은 아내의 손 위, 자동차 안 공기는 고요하다. 비가 온다더니 다행히도 틀렸다. 뿌연 하늘 사이로 인천대교가 보인다. 출국 게이트 앞, 결국 또 울음이 터졌다. 무거운 포옹 뒤 아내는 천정 집인 캐나다로 떠났다. 바람이 꽤나 분다. 곧...

광고 촬영 세트

음악,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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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동생은 뮤직비디오, 광고 쪽의 아트디렉터다. 서로 바쁘게지내다 보니 얼굴보기도 쉽지 않은데, 급히 음악 장비들이 필요하다며 연락이 왔다.     집에 보관 중인 장비와 베어브릭 피규어까지 청담동에 위치한 세트로 옮기고 개인 작업실 처럼 세팅했다. 모든 장비는 전원만 켤 수 있을 뿐 소리는...

SINGER 재봉틀, 아내의 생일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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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이었다. 당분간 캐나다에서 지내야 하기에 그림 도구를 가져갈 수 있는 케이스와 한국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봉틀을   재봉틀을 알아보는 건 일반 남자에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Singer, Brother가 유명하다. Singer(이하 싱어)는 1850년대 뉴욕에서 설립된 회사이며, Brother(이하 브라더)는 일본에서 시작된...

아쿠아리움, 그리고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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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난 월요일 오후. 사진 한 장 찾지 않은 백지상태로 불쑥 들어간 수족관은 조용하며 근사했다. 우리의 머릿속 잡념은 온데간데 사라졌고 생애 처음 수족관을 보는 아이들처럼 황홀한 표정을 짓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인위적 공간 안 생명과...

Photography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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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촬영한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는 게 어떻겠냐며 아내가 권유해왔지만, 내세울만한 실력도 아니고 좋은 사진이 없다는 생각에 망설여왔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준비해오던 Photography 메뉴를 어제 저녁에 추가했다. 취미 혹은 개인적인 추억 보관을 위한 사진들. 2015년 이전의 DSLR 사진들은 이유를 몰랐기에 RAW로 촬영하지...

서신, 1603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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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들에게 전화라도 오면 매번 바쁘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핑계가 아닌 사실이다.     #이유 올해 론칭해야 하는 서비스가 두 개다. 일 년에 하나 하기도 힘든데 두 개나 하려니 새벽 세 네 시까지 일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   #다이어트 일 년간 체중이 많이 늘었다. 2월에 다이어트 한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