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난 월요일 오후. 사진 한 장 찾지 않은 백지상태로 불쑥 들어간 수족관은 조용하며 근사했다. 우리의 머릿속 잡념은 온데간데 사라졌고 생애 처음 수족관을 보는 아이들처럼 황홀한 표정을 짓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인위적 공간 안 생명과 현실, 아내와 저녁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떤 동물의 보금자리였을 것이며, 식탁에는 육식이 흔하다. 의식을 하고 있는 사람조차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 중심 세계의 익숙함에 갇혀버렸다.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구분할 줄 안다. 동물원이나 수족관이 인간의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로 인해 서식처를 잃은 야생동물의 임시 보존센터가 되어주는 게 좋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결론을 도출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곧 부모가 된다.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올바르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벌써부터 고민이다. 수조 속 아름다운 생명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어떤 좋은 것을 취하고 있는지 그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아이들에게 전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