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편집과 컨버팅 등의 작업을 위해 사용하던 사운드포지(Sound Forge for Mac) 대신 다른 툴로 변경해야만 했던 이유와 스테인버그의 웨이브랩(Wavelab) 엘리먼츠, 어도비 오디션(Audition) 대한 이야기다.
사운드포지가 Magix로 인수되기 이전의 Sony, 그보다 더 이전의 Sonic Foundry 사 제품일 때부터 꾸준히 사용했다. 20여 년 전에는 스카시(scsi)로 연결한 하드웨어 샘플러에 오디오 데이터를 보내는 용도로도 사용했다. 지금은 샘플러 소프트웨어가 흔하지만 그때에는 오디오로 직접 샘플링 받거나 디스크로 데이터를 옮기지 않아도 되는 혁신적인 기능이었다. 심지어 나이트클럽 DJ형님들이 여러 음악 CD를 들고 와 리믹스를 요청하면 사운드 포지로 편집하여 클럽용 Mix CD를 만들어드리고는 용돈벌이를 하기도 했었다.
사운드포지 맥 버전에서는 mp3 저장을 하면 음원의 앞과 뒤에 인터벌이 생기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이 오류는 버전 3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카탈리나 OS부터는 32bit 앱을 지원하지 않는 문제로 ‘Failed setting up crumbs’ 에러가 발생하므로 모하비까지만 구동할 수 있다. 빅서나 카탈리나를 사용한다면 비싼 비용을 들여 구입한 사운드 포지 for Mac이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페러럴즈를 사용해 윈도우 버전을 써야 하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플러그인을 페러럴즈의 윈도우에 설치하는 것이 싫어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렸다.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 가장 먼저 웨이브랩 Trial을 테스트했다. 사운드포지에 비해 기능이 무척 다채롭고 플러그인의 퀄리티가 높았다. 특히 마스터릭(MasterRig) 플러그인은 웬만한 써드파티 플러그인들과 견줄만하다. 엘리먼츠의 batch covertor는 더도 덜도 없이 심플하다. mp3 컨버팅 인터벌 문제도 없었다. 9버전까지 소녹스(Sonnox) 리스토레이션 플러그인이 포함되어 있었다는데 10버전부터는 스테인버그 자체 플러그인으로 대체된 것 같다. 아이조토프의 RX가 있어서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온갖 근사한 기능들이 포함된 웨이브랩 프로를 구입하고 싶었지만 정가를 주고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되어 웨이브랩 엘리먼츠 10을 구입했다. 업그레이드 행사가 종종 있기 때문에 프로 버전 업그레이드는 이후에 고민해도 된다.
여러 음원에 동일 프로세싱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웨이브랩 엘리먼츠에는 batch process 기능이 없어 대안이 필요했다. 어도비 CC를 사용하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디션을 테스트해보았다. 어도비 CC를 사용한 지 수년이 지났는데 여태껏 오디션을 설치하지 않았던 건 전신인 쿨에딧(Cool edit)이 비전문가 툴이라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테스트를 해보니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플러그인이나 레스토레이션은 아쉽지만 기본적인 편집과 batch processer, batch converter의 기능은 너무 편리하고 훌륭했다. AU, VST3 플러그인을 로드하는 것도 문제없었다. 최근 영상 작업이 있어 프리미어(Premier)를 자주 사용한다. 프리미어에서 오디오를 편집해야 할 때 오디션으로 보낸 뒤 수정을 하고 다시 프리미어로 쉽게 보낼 수 있어 자주 사용하게 되었다.
맥에서 사운드포지를 대체할 툴이 필요하다면 웨이브랩을 먼저 추천하고 싶다. 어도비CC를 구독 중이라면 오디션도 괜찮은 선택이다. 여러 플러그인을 사용 중이라면 사운드포지보다 괜찮다. 배치 프로세서 때문에 웨이브랩 프로로 업그레이드할 명분이 생겼다. 세일 기간을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