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 2412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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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을 흘리고 다니는 편이라 돌아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삶을 잘 보내고 있는 척 분주해 보이고 싶었다. 문밖에선 보이지 않았겠지만 올해의 우리는 선명하게 분주했다. 1. 우리의 프로젝트 2024년 4월 7일 일요일 저녁, 아침마다 보는 유튜브 영어 영상이 마음에 안 든다며 아내에게 불평을...

서신 2402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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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두 사내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을 상상하고 떠났다가는 고구마가 되기 십상이다. 장거리 여행이라도 해야 한다면 간디의 마음을 품은 인크레더블의 주인공 부부가 되어야 했다. 몇 년 동안 여행을 최소화했다. 어느덧 두 아이는 사리분별 가능한 어린이로 성장했다. 방학이...

서신 2401, 새로운 것들

Things, 맥,윈도우, 음악,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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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년 기념 컬렉션Native Instruments Kontrol S49 mk2 지난 여름, 또 건반을 들였다. mk3 출시 소식이 있었지만 색상 때문에 구형을 구입했다. 25주년 기념 컬렉션으로 2021년에 나온 제품으로 이제는 구하기 어려운 제품인데 운 좋게 구할 수 있었다. 음악을 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서신 2309, 새로운 사무실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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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줄 알았다.새로운 사무실을 계약했다. 공유 오피스에서 12개월을 보냈다. 통창에 큰 방이라서 비싼 편이었다. 그래도 임대료 외에 인터넷, 프린트, 정수기등의 부가적인 비용이 없어서 좋았다. 하지만, 엉뚱한 것들이 날 괴롭혔다. 옆방의 통화 소리나 대화 소리뿐만 아니라 휴대폰 벨소리까지 너무 가깝게...

서신 2302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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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쏟아지는 햇빛에 에어컨을 틀어도 무더웠던 8월 새로운 사무실로 들어왔다. 두 개의 계절을 건너 어느덧 겨울의 끝자락이다. 새로운 사무실과의 어색함은 이미 지루한 단계로 넘어섰고, 알람 소리로 시작하여 알람 설정으로 마무리되던 하루는 여유로움을 넘어 게으름에게 침범당하고 있다. 퇴사 후 사업자를 만들고...

취향, 스니커즈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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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범고래라고 하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올해는 나이키 덩크 블랙의 인기가 대단했다. 기존 인터넷 카페 등의 개인 리셀 방식이 리셀·한정판 전문 플랫폼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드로우나 래플, 리셀이 대중화가 되었고 슈테크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나 또한...

서신 2208, 장마와 퇴사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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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지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음악을 하거나 교육 콘텐츠 사업을 하는 줄 아는 조금 먼 지인들이 있다. 최근 4년 반을 IT 기업에서 PM과 기획•디자인 팀장으로 보냈다. 그간 기획하여 런칭 시킨 서비스와 앱이 꽤 된다. 우리 아이들이 이용 중인...

서신 2204, 캐나다의 봄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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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일로 캐나다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3월 중순부터 서머 타임이었다. 저녁 6시 반부터 새벽 3시 반까지가 한국 업무 시간이다. 저녁식사를 일찍 마친 뒤 다이닝룸에서 업무를 보았다. 업무 특성상 슬랙과 메일 알림이 끊이지 않아 조금 일찍 자는 요령조차...

퇴근길 단상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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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선선해진 가을의 밤공기가 도로 위를 가득 메웠다. 강남역 신분당선 지하철에 올라 노션을 켰다. 아이폰 12프로로 바꾼 지 일 년이 지나 13이 나왔는데 여태껏 소비의 흔적조차 끄적이지 않은 것을 보니 블로그에 무심했던 것이 확실하다. 글 수를 늘리고...

취향 수집, 백팩

Danny,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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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취향을 풍길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부터 사소한 양말 하나까지 물건을 통해 그 사람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취향을 찾는 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는 취향이 숨어있다. 보통의 또래 남자치곤 가방이 많은 편이다. 두 어깨를 이용하는 백팩보다는...

우리의 휴가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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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나고 베이비의 처음 긴 휴가인 것 같아." 아내가 말했다. 미안하게도 아내를 만난 뒤 캐나다에서 보낸 출산 휴가를 제외하고 일주일이나 되는 휴가를 보내본 적이 없었다. 휴가를 위한 특별한 여행 계획은 없었지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 놓고 아내와 데이트를 꼭 하고 싶었는데,...

커피

Danny,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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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두 스푼, 프림 두 스푼, 설탕 두 스푼, 아니면 네모난 커피 믹스 봉지. 그때는 그게 내가 알던 커피의 전부였다. 1998년 명동,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서있길 삼십 분. 참다못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눈 앞 이름 모를 대형 커피숍의 문을 열었다....

공항, 에피소드

Travel,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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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각자의 색과 냄새를 갖고 있다. 타국에 도착해 두꺼운 비행기의 문을 벗어나면 출발했던 공항과의 차이를 한숨에 느낀다. 그 색과 냄새는 설렘이나 그리움 같은 감정과 버무려져 자신만의 기억으로 새겨진다. 경유 공항은 종착지의 안도와 달리 긴장의 연속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경유 공항에서...

오랜만에 집 앞 야경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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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온지 벌써 5년이 지났다. 5년 동안 집 앞 풍경의 변화는 익숙함의 속도를 앞지른다. 앙상했던 나뭇가지들은 제법 살이 쪘다. 집 앞 사거리는 가끔씩 교통 정체를 보이기도 한다. 출근길 만원 버스가 당연해졌고, 집 앞뒤 5분 거리에는 스타벅스가 두 곳이나 개점했다. 이달...

Ashton이 오다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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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en에게 동생이 생겼고, 우리는 네 식구가 되었다.건강하게 태어나준 Ashton, 남편 없는 곳에서 꿋꿋이 버텨주고 있는 아내, 동생에게 자리를 양보해주고 있는 Aiden.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모두에게 미안하고 고마워. 너희들의 세상은 조금 더 밝고 맑기를함께 성장하며 친구같은 부모가 될 수 있길서로의 존재에 감사함을 아는...

커피를 바꾸다.

Things,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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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써콜로를 사용한 지 5년. 몇 년 전 고장으로 수리를 했었는데, 또 말썽이다. 이번 기회에 커피를 바꿔볼까 하고 아내와 의견을 나눴다. 큰 머신은 놓아둘 장소도 마땅치 않고, 라떼는 즐기지 않는다. 일리(illy)와 네스프레소를 저울질하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네스프레소 픽시를 선택했다.     집과...

서신 1704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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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온 뒤 인생의 온갖 단맛과 짠맛을 맛보며 기진맥진한 매일을 보내느라 포스팅을 잠시 미룬 채 지냈다. 오랜만에 소심한 흔적을 남긴다. 여전히 우리는 “베이비”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아침을 포옹과 함께 시작한다. 아이에게 눈을 뗄 수 없다 보니 이전과 같은 로맨스를 만들기는 힘들지만,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