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에 살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와 낚시를 하고 초등학교 소풍으로 오던 유원지는 완전한 새 도시가 되었다. 더 이상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은 보이지 않고, 공원이라는 가공된 자연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3년간 거실 창밖을 통해 맨땅 위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들이 지어지는 것을 봐왔다. 처음 이사 오던 날 창밖의 거대한 오피스텔은 5층도 안되는 꼬마 공사장이기에 거실에서 호수가 환히 보이기도 했다. 여전히 집 근처에는 쇳덩이와 시멘트의 소리가 가득하다. 컨벤션 센터, 아쿠아리움, 아이스링크, 백화점, 호텔이 들어오면서 상권이 더 커지는 것을 마다하지는 않지만, 2년의 환경적 불편함도 참아야 한다.

그러고 보면 수원의 화성도 당시의 계획적 신도시다. 뉴스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21세기의 신도시들도 훗날 또다시 허물어지고 과거의 흔적을 찾기 힘들 만큼 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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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날씨가 근사하거나 야경이 눈에 들어오는 날이면 사진을 찍었다. 가능하다면 조금씩 모아두고 싶다. 수년 혹은 그 이상, 거대한 건물이 모두 들어서고 다시 허물어지고 또다시 새로운 것이 지어질 때 즈음 이 사진들이 어떤 향수 거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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